통합진보당이 박근혜 정권의 헌정유린에 맞서 본격 투쟁에 돌입한 지 4일째다. 당원들과 당 지보부는 시청광장에서 노숙 농성을 진행하며 ‘헌정유린, 긴급조치 부활 유신독재 반대 민주수호’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국회의원단은 3일째 단식농성을 이어가고 있으며 지방공직자들도 삼보일배를 진행하는 등 투쟁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오병윤 원내대표 “민주당 칼끝이 어디까지 겨누고 있는지 살펴봐야”
이정희 대표는 8일 오전 국회 본청 앞 농성장에서 열린 투쟁본부 중앙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오늘 귀국한다. 유럽에서 박 대통령을 맞이한 것은 대선에서 저질러진 불법과 이를 덮기 위한 국가정보원의 연이은 정치공작에 대한 국제여론의 비판이었다”며 “국내정치를 유신으로 회귀시키고서 다니는 해외순방이란 어렵게 성취한 한국의 민주주의가 파괴되고 있음을 대통령 스스로 전 세계에 알리는 또 다른 계기에 지나지 않음을 깨닫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어 “유신부활을 개탄하고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국민의 목소리는 해외 순방 기간 동안 더욱 높아졌다”며 “진보당은 이 목소리를 박근혜 대통령에게 분명하게 전하겠다”고 다짐했다.
오병윤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태도를 비판했다. 오 원내대표는 “민주당에 대해서 대단히 아쉽다. 지금의 박근혜 정권의 유신독재 부활, 공안탄압은 당장의 칼날은 통합진보당에 오겠지만 그 끝은 국민 모두에게 갈 것이고 그 과정에 민주당 역시 탄압의 칼날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 원내대표는 이어 “이 탄압의 본질은 수구보수기득권 세력들이 영구집권하겠다는 구도 속에 통합진보당을 기본으로 해, 야당은 물론 소위 민주개혁세력 전체를 공안의 대상으로 삼겠다는 의도가 노골화 되고 있는 것이다고 모두가 이야기하고 있다”며 “민주당은 칼끝이 어디까지 겨누고 있는지를 더 면밀히 살펴보고 집권을 위한 미래 정당이라고 한다면 보다 전략적인 판단과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투쟁 4일째를 맞이한 진보당은 오전 11시 서울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진보당 해산 시도를 규탄하고‘헌정유린, 긴급조치 부활 유신독재 반대 민주수호’를 다짐하는 기자회견을 연데 이어 당 지방의원들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항의 서한을 전달한다. 또 오후 7시부터 서울 청계광장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촛불정당연설회를 개최한다.
6일 촛불연설회 “민주주의 새싹은 더 강하게 자랄 것”
한편, 지난 7일 저녁 청계광장에서 열린 진보당 촛불정당연설회에서 당원들은 “민주주의의 새싹은 더 강하게 자랄 것”이라며 투쟁 의지를 다졌다. 이날 정당연설회엔 안동섭 사무총장, 유선희, 이정희, 정희성, 최형권 최고위원, 김재연 국회의원 등 지도부와 전국 곳곳에서 올라온 당원들과 지지자 등 모두 400여 명이 함께 했다. 이날 긴급기자회견과 삭발식을 연 지방공직자들이 연설회를 주도했다.
노정현 부산 연제구의원의 사회로 진행된 연설회에서 첫 발언자로 나선 송순호 경남 창원시 의원은 “국정원의 대선개입은 명백한 부정선거다, 국정원의 대선개입 실체가 드러나면 박근혜 정부의 정통성은 부정될 수밖에 없다, 통합진보당 해산심판청구는 국정원의 대선개입과 현 정권의 부당한 권력획득을 덮어보기 위한 고육책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전남도의회 안주용 의원은 “머리카락이 다시 자라듯 짓밟힌 민주주의의 새싹은 더 강하게 자랄 것이다. 투쟁의 역사, 정신을 이어받아 더 강하게 일어설 것”이라며 “이번 싸움은 우리가 원하든 원치 않든 민주주의를 지키고 전진시키는 역사적 싸움이다, 이 역사적 책무에서 절대로 지면 안된다, 반드시 이기고 더 나아가 새누리당을 해산시키자”고 호소했다.
김재연 의원은 “삭발하던 날 ‘아침이슬’과 ‘상록수’라는 노래가 생각났다, ‘상록수’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좋아했던 노래, 2004년 그 무지막지한 탄핵소동이 지나고 과연 국회의원들은 반성을 했나? 그때 탄핵에 앞장선 자가 바로 김기춘이다, 직접 헌재에 서류를 제출했다, 그러더니 9년만에 청와대에서 다시 헌정을 유린하고 있다, 이 명백한 유신의 증거들 앞에서 우리는 투쟁할 수밖에 없다, 이 터널의 끝은 우리의 승리다, 민주주의의 참된 세상을 우리가 꼭 열어내자”고 다짐했다.
구속된 당원들의 가족을 대표해 김홍열 경기도당 위원장의 부인인 정지영 당원이 발언에 나서 “사제폭탄, RO폭파동영상 혹이 들어보셨나? 제 남편이 바로 그 주인공인데 명백한 날조극이다, 이 100% 날조극을 보면서 진짜 국정원에는 아무것도 없다고 확신했다, 모두 곧 석방될 것”이라며 “아빠 몸 걱정 먼저 하세요, 엄마는 제가 잘 돌봐드리겠습니다”는 아이의 편지를 낭복했다.
울산동구의회 부의장 박문옥 의원은 “이번 사태때도 울산 시민들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바로 1998년 현직 구청장이던 김창현 당원을 잡아갔던 것이 눈앞에 선하기 때문, 당을 지키는 이 중요한 싸움에 울산당원들이 제일 앞에 서겠다”고 결심을 밝혔다.
농민부문 최형권 최고위원은 “상상조차 못했던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얼마나 새벽이 찬란하려고 이렇게 밤이 어둡겠나, 노동자 농민이 주인된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것은 진보당의 일관된 노선, 이 얼마나 기쁘고 즐거운 일인가, 노동자와 농민 무시하는 저들이야말로 제정신들이 아니다, 함께 힘내서 꼭 승리하자”고 다짐했다.
이날 촛불연설회에선 연설회 직전에 입당한 나종환 당원이 발언해 눈길을 끌었다. 나 당원은 “진보당 소속 지방의원단이 모두 100여명에 이른다는 사실도 놀랍지만, 그런 정당을 일순간에 해산시켜버린다는 박근혜 정권에도 놀랐다, 심판받아야 할 곳은 바로 새누리당”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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