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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의 눈

정부 참고인, 위헌근거 묻자 "DNA같다"며 억지 주장만, "6.15남북공동선언, 위헌적"이란 비상식적 주장까지

by 까칠한 도담파파 2014. 3. 12.

정당해산 심판 3차 변론에서 정부 주장의 허구성이 여실히 증명됐다. 법무부와 정부측 참고인은 진보당이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해 위헌이란 주장을 반복했다. 하지만 이를 입증할 근거를 묻는 헌법재판관의 질문에 대해서 “진보당의 주장과 북한의 주장은 DNA가 같다”거나 “25년간 대북연구를 한 결과”라는 식의 답변밖엔 하지 못했다. 심지어 “6.15남북공동선언이 위헌적”이란 비상식적 주장까지 제기해 눈총을 사기도 했다.


진보당 정당해산 심판 3차 변론기일이 11일 오후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렸다. 이날 변론에선 진보당의 활동이 북한과 연계돼다는 정부측 주장과 관련한 참고인 진술이 주로 있었다. 진보당 측 참고인으론 정창현 국민대 교양과정부 겸임교수가 나왔고, 정부측 참고인으론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 원장(전 치안정책연구소 선임연구관)이 출석했다.





당론 따를 의무가 위헌?… 모든 당에 있는 규정


이날 변론에서 정부측 참고인으로 출석한 유 원장은 시종일관 황당한 논리를 제기해 빈축을 샀다. 유 원장은 여러 사례를 언급하며 “진보당의 진보적 민주주의는 북과 용어뿐 아니라 구조도 일치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진보당의 목적이 자주적 민주정부 수립”이라며 여기서 자주는 북 주장과 동일한 반미 자주“라고 주장했다. 이밖에도 민중주권은 일하는 사람이 주인되는 세상으로 소수 특권층을 배제해 국민주권을 위배해 위헌이고, 진보당 통일노선도 북과 동일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북한식 사회주의와 동일하다는 주장하는 근거를 묻는 헌법재판관의 질문에 대해선 구체적 근거를 제시하지 않은 채 “진보당이 주장하는 내용과 구조가 북한의 DNA 구조와 일치한다”며 “대북 연구를 25년간 해온 전문성을 가지고 자신 있게 주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통일방안과 관련해서도 황당한 주장은 계속됐다. 유 원장은 6.15 공동선언과 관련해 “낮은 단계의 연방제와 남의 연합제가 유사하다는 주장을 인정하지 않는다”며 “6.15공동선언을 체결한 것도 위헌적인 행동”이라고 발언했다. 전직 대통령이 국가원수 자젹으로 체결한 남북공동선언을 위헌으로 몰아간 것이어서 논란을 빚었다.


민주집중제 등과 관련한 유 원장의 주장도 논란이 됐다. 유 씨는 “진보당은 북한과 공산당의 조직운영원리인 ‘민주주의 중앙집권 원칙’을 원용하고 있어 우리 헌법의 정당민주주의를 위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 연구관은 “진보당은 당헌 전문에서 ‘당원 주체의 당내 민주주의를 엄격히 적용하고 실현하겠다’고 명시하고 당규 제5조2항(당원 의무)중에서 ‘당의 강령과 기본정책을 따를 의무와 당헌당규를 준수하고 당론과 당명을 따를 의무’를 명시하고 있다”는 것을 근거로 제시했다. 그러면서 유 연구관은 “민주집중제란 민주주의 중앙집권 원칙의 약칭으로 레닌이 창안한 조직의 운영원리인데 대다수 사회주의 국가 및 공산당이 채택하고 있다. 국내 대다수 좌익혁명조직들도 이 원리를 채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법무부도 지난 1월7일자 쟁점별 준비서면에서 “다수의 결정에 소수는 복종해야 한다는 비민주적인 민주집중제의 사고방식이 자리 잡은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이와 같은 비민주적인 진주집중제는 북한의 집단주의적 원칙과 상통하는 측면이 있고 오래 전부터 NL계열들의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진보당 대리인단은 “참고인이 주장한 결정된 당론과 당명을 따를 의무는 새누리당, 민주당 등 대한민국의 모든 정당에 동일한 조항이 당헌에 있다”며 “같은 문구가 모든 정당에 있는데, 진보당만 위헌이라 주장하는 근거는 무어냐”고 물었다. 유 원장은 “진보당이 말하는 민주주의는 자유민주주의가 아니고, 프롤레타리아트 독재를 추구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진보당이 북한식 사회주이와 프롤레타리아트 독재를 추구한다는 걸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때문에 동일한 단어도 진보당이 쓰면 위헌이라고 우기기식 주장만 되풀이 한 것이다.


아울러 진보당 참고인인 정창현 교수는 “민주집중제는 북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도 쓴다. 문제는 내용이다. 민주적으로 논의하고, 결정된 당론에 따른다는 것이다. 진보당은 당을 그런 식으로 운영한다. 그런데 북이 그렇게 하냐. 북에 민주적 의사결정이 있나, 단어만으로 북의 노동당 운영방식을 따른다고 주장하는 데 너무나 허황되다”고 꼬집기도 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북 간첩? 유엔이 로비로 국보법 폐지 의견 발표?


이 외에도 유 원장의 발언은 내내 논란을 빚을 만한 내용이 다수였다. 진보당 대리인단이 “2010년 한 학술회의에서 북한 3호 청사에 지하에 김대중 사진이 걸려있다는 발언을 인용해 말한 사실이 있냐”고 묻자 전직 대통령을 간첩으로 몰아가는 발언을 한 것임에도 “탈북자 발언을 들었을 뿐”이라고 비켜갔다. 


또 진보당 대리인단이 “유엔인권이사회에서 국가보안법 폐지를 권고한 사실을 아느냐”고 묻자 유 원장은 “우리 사회 일부 단체들이 집요하게 국가보안법 문제를 제기해 로비로 이뤄진 것”이라고 말해 유엔의 권위와 행위를 매도하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미국무부 인권보고서도 국보법 폐지를 주장했다”는 지적에 대해선 “미국이 주장한다고, 자주적 주권 국가인데 따라야 하냐”고 동문서답식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정창현 교수 “정부 주장은 2014년 남북관계와 맞지 않는 과거식 주장”


진보당 측 참고인인 정창현 교수는 이런 법무부와 정부측 참고인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정 교수는 정부 주장에 대해 “조금 전에 진술된 내용이 1970~1980년대 남북관계라면 모를까 2014년 지금의 남북관계와는 맞지 않는다. 1970년대 북의 경제력이 남한보다 우월했던 시기라면 적화통일 주장이 일리가 있을 수 있어도 지금은 그렇지 않다”며 “그런 시절이 이야기를 1인당 GNP가 30배 차이 나는 상황에서 연방제 통일 주장이 적화통일이라고 주장하는 건 비현실적”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또 평화협정 체결 주장이 북 주장과 동일하다는 정부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정 교수는 “북미간 양자협정 체결 주장은 1970년대 얘기다. 2007년 남북 정상회담에서 3자 혹은 4자가 종전 선언을 한다는 합의가 있었고, 2005년 6자회담을 통해 나온 9.19공동성명에도 4자가 별도 포럼을 구성해 평화체제 논의를 말하는 대목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주한미군 철수 주장이 위헌이란 주장에 대해선 “통합진보당이 주장하는 것은 통일의 전제조건으로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는 게 아니라, 평화협정 체결 이후 주한 미군 철수를 주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평화협정 체결 및 평화체제 주장에 대해선 “논의 당사자로서 한국을 배제하지 않는 평화체제나 평화협정 주장(진보당은 남북미중 4자합의를 제안하고 있다)은 북한의 주장에 동조하는 것으로 볼 수 없으며, 한국 정부의 입장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밝혔다. 북핵을 옹호했다는 주장에 대해선 “진보당의 주장은 북한이 계속 핵보유를 고집하고 핵개발을 지속하는 근원적인 요인을 제거하기 위해 6자회담에서 합의한 9.19 공동성명을 이행하자는 것이다. 북핵을 옹호하는 것이 아니라 6자회담을 통해 북핵문제를 해결하자는 주장에 가깝다”고 말했다.


3대 세습, 북한 인권 등에 대해 침묵외면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선 “진보당은 남북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을 철저하게 이행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런데 10.4 선언의 제1항과 제2항은 통일문제의 자주적 해결과 내정간섭 문제를 규정 하고 있다”며 “진보당이 북한의 내정간섭을 하지 않았다고 해서 그것을 대한민국 헌법 위반으로 볼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대리인단 “정부, 민주화운동 자체를 부정”


아울러 이날 변론기일에선 그동안 추가로 제출한 서면과 관련한 공방도 있었다. 이른바 내란음모를 획책한 RO 성원 가운데 92명이 당내 주요요직을 차지하고 있고, 내란음모 시도는 진보당 기본 노선에 따른 것이며 전당적으로 이를 방어하고 있기 때문에 당 활동을 귀속된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반국가 단체 전력자 기용, 정당해산에 있어 민주노동당 시절 포함 등 법무부는 제출한 서면을 통해 기존의 주장을 그대로 반복했다. 


반면 진보당 대리인단은 이른바 RO 사건과 관련해 현재 항소 중에 있어 정당해산 증거로 삼지 않아야 한다고 밝혔다. 대리인단은 “정부조차도 RO사건이 아니라 당활동을 종합해서 위헌성을 판단할 수 있다면서 RO재판결과에 정당해산이 좌우되는게 아니라고 했다. 따라서 최종 판결 이전엔 이와 관련한 내용을 증거로 삼을 순 없다”고 밝혔다.


대리인인단은 또 반국가 활동 전력자 기용 주장에 대해 “반국가 활동, 이적 활동 등의 개념은 이미 국가보안법 상에서 폐기된 애용이고, 국보법 위반자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위헌을 주장하는 건 민주화운동 자체를 부정하는 주장”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내란음모 사건 문서를 법원이 나닌 검찰청을 통해 정본이 아닌 사본을 받은 문제를 지적했다. 또 재판 증거로 채택되지 않은 자료, 감사가 철회한 증거까지 포함됐다는 지적도 덧붙였다.


헌법재판소는 이날 다음 변론기일을 4월1일로 공지했다. 4차 변론기일부턴 증거조사와 채택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현재 양측이 제출한 자료가 2천건에 이르는 만큼 이를 다루는데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예정이다. 하지만 정부에서 증거채택을 철회하는 방식 등으로 재판 진행에 속도를 낼 가능성도 있어 예측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헌재는 일단 3월21일까지 각 증거들에 대한 설명과 상대방 증거에 대한 의견서 제출을 요구했다. 





진보당 “정부 참고인 21세기 대한민국 상식에 어긋나는 말 쏟아냈다”


한편 이날 변론에서 정부측 참고인의 어이없는 주장이 계속되자 진보당은 변론을 마친 뒤 논평을 통해 비판에 나섰다. 김재연 대변은인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통합진보당 해산심판 기일에 정부측 참고인으로 유동열 전 치안정책연구소 안보대책실 선임연구관이 나왔다. 유동열 참고인은 증거 조작해 간첩도 날조하는 국정원과 시대를 발맞추듯 21세기 대한민국의 상식에 어긋나는 말들을 헌법재판소에서 쏟아냈다”며 “헌법적 가치를 존중한다 하시는데 그 헌법은 아마 유신시절이나 이승만 시절의 헌법인 듯하다”고 꼬집었다.


김 대변인은 이어 유 원장이 일했던 치안정책연구소가 과거 공안문제연구소 시절 조정래 소설가의 <태백산맥>, 칼 마르크스의 <자본론>, 조세희 소설가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등을 '이적' '용공'으로 감정한 사실과 김대중 대통령을 간첩이라 주장한 것 등을 인용하며 “이런 유동열 참고인을 가장 반기는 사람들은 일부 종편채널과 일베를 비롯한 극우 네티즌들이다. 아예 '종북 퇴마사'라는 별명까지 붙여 줬다. 이 별명은 영화 <변호인>의 '차동영'을 떠오르게 한다. 치욕으로 알아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민주국가에서 10년 넘게 존속한 정당을 해산하겠다며 이런 참고인을 내보내나. 박근혜 정부가 법이 아니라 정권의 정적을 제거하려는 정치적 목적으로 재판에 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 아닌가”하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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