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원은 노사 간의 합의를 지키지 않고 있다. 현장환경개선 약속을 지키지 않을 뿐만 아니라 부당노동행위에 대해 반성하기는커녕 새로운 노동조합을 만들어 노동조합을 할 권리를 방해하고 있다. 1년을 기다렸다.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는 회사가 합의서를 이행할 것을 엄중히 촉구한다.
인간답게 살고 싶다는 호원노동자들의 절절한 외침이 아직도 생생한 현장에서 우리는 다시 서 있다. 호원의 현장은 한여름엔 40도 가까이 치솟으며 한겨울엔 영하의 현장이다. 공장 안은 매캐한 용접가스와 분진으로 숨조차 편히 쉬기 힘든 지경이다.
호원의 노동자들은 일 년을 일하나 십 년을 일하나 비슷한 임금이다. 기아차 협력 중에서는 가장 크고 경쟁력 있는 회사이지만 타업체와 비교하면 형편없는 수준이다.
노동자의 피와 땀으로, 고단한 노동으로 회사는 급성장하였지만 노동자들의 삶은 힘들기만 하다. 호원의 노동자들은 이러한 열악한 노동환경과 저임금 해결을 위해 노동조합을 설립했다. 그러자 회사는 가만히 있지 않았다. 노동조합을 없애기 위해 온갖 탄압을 자행했고 조합 탈퇴를 종용하고 회유 협박까지 일삼았다. 심지어는 지회장을 해고하고 간부들을 징계를 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금속노조 호원지회 조합원들은 이에 물러서지 않고 민주노조를 사수하고자 가열찬 투쟁을 전개했다. 지회장이 죽음을 각오한 단식투쟁을 하고, 조합원들은 동조 단식에 삭발투쟁까지 전개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는 대화는커녕 오히려 노조탄압으로 일관했다.
급기야 호원지회 조합원들은 민주노조를 지키고 인간다운 삶을 쟁취하고자 모든 것을 걸고 21년 3월 16일 현장 점거농성을 단행하였다.
광주의 시민들과 민주노총 조합원들도 호원의 시대착오적이고 비인간적인 행태에 공분하며 이를 바로 잡고자 호원지회 조합원들에게 힘을 실어 주었고 함께 싸워 마침내 3월 20일 합의서 도출을 만들어 냈다. 노사간의 합의를 떠나 사회적합의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3.20 합의서는 회사의 반성과 노사간의 신의성실의 정신에 기초하고 맺어졌으나 지금 그 합의서는 휴지조각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해있다.
중요한 합의 사항인 노사공동위원회와 노동환경개선위원회는 회사의 이러저러한 핑계로 한번도 열리지 못하였고, 호원지회의 양보로 노사실무회의가 열렸으나 그마저도 작년 11월 초에 한 번 열리고 지금까지도 열리지 않고 있다. 노동조합 활동 보장도 제대로 되지 않으며, 조합원 교육도 한 달에 한 번 제공하기로 하였으나 1년 동안 세 번 한 것이 전부이다.
그동안 회사에는 또 하나의 노동조합이 만들어졌고 3개의 노동조합이 존재한다. 금속노조 호원지회와 호원노동조합 그리고 한국노총 호원그룹노동조합이다. 더욱 어이가 없는 것은 호원그룹노조의 위원장이 호원노조의 위원장과 동일인이라는 것이다. 누가 봐도 호원노조의 불법을 숨기고 향후 있을 법원의 설립취소에 대비하여 새로운 노조를 만들어서 민주노조를 견제하고자 하는 술책이다. 복수노조 교섭창구단일화제도를 악용하여 영구히 금속노조의 교섭권을 빼앗으려는 의도인 것이다.
호원지회 조합원들이 그토록 외쳤던 현장의 노동환경 또한 변한 것이 없다. 이 넓은 공장에 환풍기 두세대 설치해 놓고 엄청난 투자를 했다고 회사는 떠들고 있다.
다시 이곳 호원의 정문 앞에 선 지금 지난날 외쳤던 노동자들의 외침과 요구는 어떻게 되고 있는가? 묻지 않을 수 없다.
대화와 실천은 병행되어야하는 것이다. 회사가 대화도 제대로 하지 않고 금속노조를 무시하고 또다시 과거로 회귀하려 한다면 우리는 다시 투쟁의 전면에 나설 수밖에 없음을 밝힌다.
회사는 합의서를 이행하고 노조 활동의 완전한 보장과 노동환경개선을 위해 나서라.
금속노조는 합의서 불이행으로 인한 향후에 벌어질 모든 책임은 회사 있음을 밝힌다.
- ㈜호원은 합의서 성실히 이행하고 노조활동 보장하라!
- ㈜호원은 열악한 노동환경 즉각 개선하라!
- ㈜호원은 금속노조와 조합원에 대한 차별을 중단하라!
2022년 3월 15일, 민주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 광주전남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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