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냉전의 시대다. 미국은 세계 곳곳에서 중국, 러시아와 대결하고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서는 러시아를 위협으로, 중국을 도전으로 규정했다. 얼마 전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은 대만을 방문, 중국의 거센 반발을 초래했다. 중국은 대만을 둘러싼 대대적인 군사훈련으로 미국과 나토에 경고하였다.
한반도 역시 첨예한 군사적 대결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시작부터 북을 ‘적’으로 규정하며 한미연합군사연습을 확대하는 등 강경 대결정책에 몰두하고 있다.
초강대국 사이의 다툼은 필연적으로 작은 나라를 희생시킨다. 자주적이고 평화로운 외교정책을 펼치지 않고 한미동맹이라는 신화에 눈이 먼 채 미국의 패권정책을 쫓아 대중국, 대북 압박에 몰두하다가는 전쟁 위기를 키우고 한반도의 평화와 주권을 더욱 위태롭게 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구한말 우리가 겪었던 비극을 보라. 당시 우리 민족은 강대국 사이의 전리품에 불과했다. 당시 일본은 미국의 물적, 정치적 후원에 힘입어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에서 승리한 대가로 한반도를 지배했다. 수백 수천만의 목숨이 일제의 탄압과 강제징용, 전쟁에 희생되었다. 그 비극의 상처는 아직 아물지 않았다.
1945년 8월 15일, 우리 민족은 일본의 식민지배에서 벗어났으나 남과 북으로 분단당했다. 77년은 광복을 기념한 세월이자 분단의 시간이다. 분단은 전쟁으로 이어졌고, 그 전쟁은 잠시 멈췄을 뿐 끝나지 않았다.
이제 우리의 손으로 전쟁을 끝내야 한다. 분단을 끝내야 한다. 그렇지 않고는 다시 강대국 사이의 먹잇감이 될 뿐이다. 남과 북, 해외의 겨레가 힘을 모아 동북아와 세계의 평화를 지킬 때만이 120년 동안의 비극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 위기의 시기, 깨어있는 시민, 단결한 민중의 힘으로 적대와 대결을 넘어 이 땅의 자주와 평화, 남북의 화해와 협력을 실현하고 말겠다는 의지를 담아, 오늘 우리는 아래와 같이 선언한다.
1. 적대 행위와 군사 위협이 새로운 군사행동을 낳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한미연합군사연습은 한반도 긴장을 격화시키는 주범이다. 한미 정부는 16일 실시되는 한미연합군사연습을 중단하라!
2. 평화와 통일로 가는 남북의 이정표는 남북공동선언의 합의에 있으며, 북미관계의 정상화 역시 2018년 북미공동성명의 이행에서 출발해야 한다. 남북, 북미 공동선언 이행하라!
3. 윤석열 정부는 일제 강제 동원 문제,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과 역사정의 회복을 외면한 채, 한일관계 개선을 졸속으로 추진하며 대일 굴욕외교로 일관하고 있다. 일제강제동원 피해자의 인권을 보호하고 한일역사정의 실현하라!
4. 코로나와 수해 등 민생위기에 민중이 신음하고 있다. 전쟁무기 개발이나 구입 예산을 감축하고 재난과 민생위기 극복 예산을 확충할 때이다. 2018년 남북정상의 합의였던 평화군축을 이행하라.
깨어있는 시민, 단결한 민중의 힘으로! 자주, 평화, 통일의 세상으로!
2022년 8월 15일, 8.15 77주년 광주시민 평화통일대회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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