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민의 건강권과 질 높은 공공적 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해 시민의 혈세로 설립·운영하는 광주시립제1요양·정신병원(이하 시립요양·정신병원)의 파행사태가 두 달 넘게 계속되고 있다.
시립요양·정신병원 수탁자는 취약계층에 대한 의료지원을 포함, 공공성을 최우선으로 운영해야 하며 국가의 공공의료 정책의 취지에 부합하게 위·수탁 계약조건을 철저히 지킬 의무가 있다. 이에 따라 시립요양·정신병원 위·수탁 응모 시, 빛고을의료재단(이하 재단)은 수탁자로 선정될 경우 직원을 ‘기존과 동일한 조건 및 보다 나은 조건으로 전원 고용 승계한다’는 내용의 종사자 고용안정 보장 확인서를 제출하면서, 확약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계약의 해지나 취소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민간위탁 공모이행 서약서를 제출했으나 이 서류들은 결국 수탁을 위한 위선에 불과했다.
재단은 지난 2월 시립요양·정신병원을 수탁·운영하면서부터 노동자의 노동권과 근로조건 저하 등 각종 부당노동행위를 저질러 환자와 노동자의 인권침해 등 공공성을 심각하게 훼손했고 광주시가 지도·감독에 손을 놓는 사이 결국 의료재난으로 확산되었다.
병원을 수탁하자마자 임금을 평균 15% 이상 삭감했다. 임금삭감을 위해 휴게시간을 확대하면서 무리한 근무시간 단축으로 환자보다 먼저 의료진이 취침에 들게 함으로써, 의료공백으로 인해 환자와 의료진이 안전이 위협받는 상황도 발생했다. 휴가를 일방적으로 축소하고, 회식 자리에서 직원들에게 휴가권을 추첨토록 한 후 이마에 붙여 웃음거리로 만들거나, 입에 담기도 어려운 성희롱 발언을 하는 등 각종 인권유린 행위도 벌어졌다. 급기야, 단체협약 승계를 요구하며 점심시간을 이용해 15분 정도 선전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6명은 부당해고, 6명은 부당징계까지 진행했다.
7,700원이던 후시딘연고는 15,400원으로, 7,000원이던 오라메디연고는 14,000원으로 비급여 약제비가 2배 이상 인상되었고, 보호자들이 부담해야 하는 입원비 또한 치솟았다. 심지어 환자들을 병실 및 화장실 청소, 배식, 혈압체크 등 의료보조행위 등에 동원하는 등 의료법 위반과 환자인권을 유린하는 비상식적인 일까지 빈번했다.
노동조합과는 실질적 교섭도 거부한 채, 파업에 돌입한 지 9시간여 만에 기다렸다는 듯이 공격적인 직장폐쇄를 단행했으며, 파업하는 직원들의 병동 출입을 막는다며 요양병원 비상구를 쇠사슬로 묶어 폐쇄함으로써 화재나 사고 발생 시, 대형 참사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까지 초래했다.
이처럼 재단이 수탁·운영 이후 시립요양·정신병원에서는 각종 부당노동행위와 노동자 인권, 환자인권 유린, 나아가 설립 취지를 무색하게 하는 공공의료 파괴가 벌어졌던 것이다. 공공성을 목적으로 운영하겠다는 광주시와의 약속은 이미 깨진 상황이다.
시민 혈세로 설립 운영되는 시립요양·정신병원에 대한 지도·감독의 책임이 있는 광주시 또한 연구용역까지 해 놓고서도 아무런 사전대책도 세우지 못한 점, 시립요양·정신병원 측의 부당노동행위 묵인과 동조, 공공의료의 장기파행사태를 수수방관함으로써 사실상 직무를 유기해 왔다는 비난에 직면하고 있다.
광주시와 시의회는 공공병원의 ‘공익적 손실에 대한 재정적 지원’과 ‘공공적 통제 장치’, 나아가 직영체제로의 전환을 포함한 통합적인 공공의료시스템 마련에 시급히 나서야 한다.
그러나, 그보다 앞서 공공의료 파행사태를 하루속히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위·수탁계약조건 위반, 불법·편법, 인권유린으로 공공의료 재난을 야기한 자격 없는 재단에 대한 위·수탁 계약을 해지해야 한다.
시립요양·정신병원의 파업이 62일째가 되었다. 강기정 시장과 광주시는 수수방관만 하지 말고 위·수탁 계약을 즉시 해지하라.
2023년 8월 14일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 광주여성노동자회. 광주여성회. 광주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위원회. 참여자치21. 광주진보연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광주지부.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광주본부. 노동실업광주센터. 올바른 광주의료원설립시민운동본부. 광주여성장애인연대. 광주시농민회. 민주노동자전국회의 광주지부. 국민주권연대 광주전남지부.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광주전남지부. 민족민주열사희생자추모단체광주전남연대회의. 광주지역노점상연합(민주노점상전국연합광주지역협의회). 조선대학교 민주동우회. 진보당 광주광역시당. 정의당 광주광역시당 (이상 20개 단체, 무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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