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5일 시작된 총파업이 오늘로 84일차를 맞았습니다.
요양병원 로비에서 시작되었던 총파업은 정신병원 로비로 확대되며 오늘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노동조합의 총파업 투쟁으로 부당해고 되었던 조합원들이 복직하였습니다. 보름동안 진행되었던 집단단식으로 끊겼던 전기와 물이 나오고 파업 참가 조합원들에 대한 차량통제가 풀리고 셔틀버스 탑승도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에어컨도 나오고 있습니다. 비정상과 비상식적인 상황들이 원상회복 되는데 3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이러한 현실이 지금도 씁쓸하기만 합니다.
하지만 공공병원을 지키기 위한 노동조합의 요구는 수용되지 않고 있습니다.
공공병원의 영리화를 막고 지금과 같은 환자,보호자들에게 만족도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적정인력과 근무조건이 명시된 ‘단체협약’이 지켜져야 합니다. 단체협약은 노동자들의 보수 및 복무뿐만 아니라 감염관리, 질병관리 등 환자안전과 관련된 모든 기준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민간요양병원이 인력을 감축하는등 수법으로 이윤을 남기는 동안 공공병원이 그나마 현재의 의료서비스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노동조합이 체결한 단체협약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었던 것입니다
시민의 혈세로 지은 공공병원이 민간의료재단의 손에 넘어가 개인 사유화되면 어떤 상황이 발생하는지 광주시립제1요양·정신병원을 통해 우리는 목격하고 있습니다. 광주시는 민간위탁을 맡겨 놓고 독립채산제이기 때문에 관여할 수 없다고 하지만 민간의료재단은 공공성보다는 수익성을 따지기 때문에 영리적 운영에 치우칠 수밖에 없습니다. 비급여 항목에 대한 가격을 몇 배 올리거나 심지어 환자에게 급식과 청소를 시켰던 것도 모두가 수익성에 초점이 맞춰졌기 때문입니다. 많은 민간요양병원이 인력을 줄이고 근무조건을 바꿔가면서 수익을 내려고 합니다. 당연히 부족한 의료인력으로 환자 케어에 집중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노동조합은 ‘단체협약’을 승계하라고 하는 것입니다.
다행히 광주시가 공익 적자에 대한 보존방안을 9월말까지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빛고을의료재단이 얘기하는 구조적 적자에 대한 해법이 모색될 것으로 보입니다. 광주시는 그동안 공익적자에 대한 지원은 타 자치단체의 전례도 없고 다른 공공기관과 형평성에 비추어 선례를 남길 수 없다는 완강한 입장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입장을 바꿔서 공익 적자에 대한 지원대책을 마련하는 것으로 한 만큼 빛고을의료재단은 시립병원의 구조적인 적자를 노동자들에게 더 이상 전가 시키지 말아야 합니다. 일방적이고 반강제적으로 바꾸었던 취업규칙과 임금체계를 원상회복하고 노동조합과 성실한 교섭에 임해야 합니다.
광주시가 공익 적자에 대한 지원방안을 마련하고 노동조합도 현장에 복귀해 대화하려고 하는 때에 사태를 또다른 파국으로 몰고 갈 ‘복수노조’가 만들어졌는데 이는 전형적인 민주노조 탄압수순입니다. 대단히 유감스럽습니다.
노동조합은 9월 6일 14시부터 정상적인 업무에 복귀해서 교섭을 진행하고자 합니다. 병원측은 업무에 복귀하는 조합원들에 대한 근무표와 업무계획을 17시까지 제출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공공병원을 정상화 시키기 위한 교섭에 전향적인 자세로 임해 주시기 바랍니다.
2023년 9월 6일,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광주시립요양정신병원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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