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까칠한 눈

2023년 세 번째 #중대재해 사내하청노동자 사망이다. #현대삼호중공업 #특별감독 실시하고, 경영책임자를 구속 처벌하라!

by 까칠한 도담파파 2023. 12. 28.

현대삼호중공업 사내하청업체에서 취부사로 일하던 정재길씨(48)1220일 중대재해로 숨졌습니다. 사인은 아르곤 가스 누출에 따른 질식사로 추정됩니다.

고인은 1220일 오후 45분경 현대삼호중공업 2도크 헤드 4PELPG V31S 탱크(40mx29mx20m) 내부 작업장에서 엎드려 쓰러진 것을 용접사가 발견하여 신고하여 병원으로 후송하였으나 오후 510분경 사망 판정을 받았습니다. 탱크 중간 높이에서 배관 취부 작업을 하던 고인은 20미터 높이의 용접작업자의 아르곤 가스 주입량을 늘려달라는 부탁을 받고 가스 게이지가 있는 바닥으로 내려갔습니다. 30분이 지나도 올라오지 않아 용접사가 바닥으로 내려갔다가 재해자를 발견한 것입니다. 고인은 가로-세로 각 1.5미터 폭의 공간에서 가운데 있는 80센티 높이의 파이프 구조물 하부에 몸통이 들어가 엎드린 자세였습니다. 외상도 없었습니다. 고인스스로 파이프 구조물 하부에 들어갔다가 숨진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서 있다가 쓰러졌다면 파이프 구조물에 몸이 걸쳐 있거나 외상이 있었을 것입니다.

▲ 12월 28일(목) 오후 1시30분, 광즈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현대삼호중공업 사내하청 중대재해 반복! 특별감독, 경영책임자 처벌 촉구 기자회견' 을 진행하고 있다.  ⓒ도담파파진보TV

고인이 가스 주입량을 늘리고 나서 바닥의 배관 취부 작업을 확인하느라 파이프 구조물 하부로 들어갔다가, 아르곤 가스 누출에 따른 산소결핍으로 기절하고 질식사에 이른 것으로 보입니다. 아르곤 가스는 무색, 무취하여 산소측정 감지기가 없으면 누출 여부를 확인할 수 없습니다. 공기보다 무거워 누출되면 바닥으로 가라앉고 산소를 밀어내어, 바닥이 산소가 부족한 상태가 됩니다. 이런 상태에서 바닥에 엎드린다면 산소결핍(18% 이하)으로 순간적으로 기절하고 질식사에 이를 수 있습니다.

사고 당시 고인을 후송한 직후 회사 안전관리자, 노동조합, 작업자가 입회하여 아르곤 가스를 주입하여 바닥을 산소농도 측정기로 가스 누출 실험을 하자 1분도 안 되어 경보가 울려 누출을 확인하였습니다. 아르곤 가스 호스와 배관 사이를 밀봉한 종이테이프에서 누출로 보이는 소리가 나고 사고 전에 용접사가 가스용량이 부족하다고 추가공급을 요청한 것도 누출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사고 다음 날인 21, 산업안전보건공단 측이 사고현장에서 아르곤 가스 누출 실험을 했을 때, 가스 호스와 배관 연결을 종이테이프로 완전밀봉한 상태에서는 이상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종이테이프에 미세한 구멍을 내어 실험한 결과 바닥에서 산소량 감소를 확인하였습니다. 27일 광주지방고용노동청 현장조사에서도 아르곤 가스 주입 압력을 높이자 감지기 3개가 경보음을 울렸습니다. 압력을 종이테이프가 견디지 못한 것입니다. 밀폐공간인 사고현장에는 환기장치가 설치되지 않아 아르곤 가스가 누출되면 바닥에 머물러 있을 수밖에 없는 여건이었습니다.

한편 시체 검안에서 안구에 일혈점(질식사 반응)이 확인되었고 22일 부검에서도 개인 질환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위와 같은 점을 고려할 때 아르곤 가스 누출에 따른 질식사로 볼 수밖에 없습니다.

아르곤 가스 누출에 따른 질식사로 추정되는 이번 중대재해는 밀폐작업에 따른 산업안전보건법규정 작업표준서를 지키지 않고 작업하게 한 현대삼호중공업 원·하청 사용자의 책임입니다. 사용자는 밀폐공간의 적정공기유지를 위해 환기하고 산소 및 유해가스 농도 측정을 제대로 할 의무가 있습니다.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619(산소 및 유해가스 농도의 측정), 620(환기 등), 629(용접 등에 관한 조치))

지난 1월의 송기마스크 착용 작업 관련 사내하청 노동자 사망 후, 노동조합은(금속노조 현대삼호중공업지회)의 요구로 기존 밀폐공간 SUS 파이프 안전작업 표준서에 아르곤에 의한 질식위험(무색, 무취, 공기보다 무거워) 안전작업으로 내부 작업실 가스 잔류 여부 측정 후 작업 및 환기 철저라는 문구를 삽입하여 보완하였습니다. 하지만 회사는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았습니다. 가스 잔류 측정도 제대로 하지 않고 환기장치도 설치하지 않았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작업표준서에 따라 작업자 산소농도 측정기 소지하고 작업해야 하지만 작업자들에게 측정기가 지급되지 않았습니다. 측정기는 1백여만 원에 불과했습니다. 밀폐공간에 환기장치를 설치하지 않은 것도, 산소농도 측정기를 지급하지 않은 것도 비용 절감 조치였을 겁니다. 반면 현대중공업은 밀폐공간은 모두 환기장치를 설치하고 모든 작업자들에게 산소농도 측정기를 지급하고 바닥을 측정할 수 있게 착용한다고 합니다.

정재길 님은 가스 호스와 배관 연결 부위를 밀봉한 종이테이프가 헐거워져 가스가 누출되고 있는데, 환기장치가 없어 환기되지 않는 밀폐공간에서, 산소측정기도 없이 바닥에서 작업하다가 산소결핍에 따른 질식사에 이른 것입니다.

이번 사망사고까지 2023년 현대삼호중공업에서만 3번의 중대재해로 사내하청 노동자 3명이 숨졌습니다. 지난 2월의 송기마스크를 착용하고 작업하던 노동자가 쓰러진 채 발견되어 뇌사상태에서 2주 만에 숨졌습니다. 지난 8월에서 선박 블록 탱크 용접 후 기밀테스트(공기누설) 중 터져 날아온 지그판에 맞아 늑골, 대퇴부 골절로 수술을 받았지만 3일 만에 숨졌습니다. 위와 같이 반복되는 중대재해에는 조선업종의 고질적 병폐인 다단계하도급 구조와 위험의 외주화가 있습니다. 정규직이 기피하고 외주화한 위험작업에서 사고가 난 것 입니니다. 이번 사고 소식을 들은 정규직 직원들은 환기장치도 없는 밀폐공간이라면 아예 작업하러 들어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LNG, LPG선 수주가 많아져 아르곤 가스 용접 업이 크게 늘었지만, 가스누출에 대한 대책 없이 작업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고용노동부는 사고 탱크에만 작업중지를 권고(목포고용노동지청은 명령도 아니라고 함), 동일한 아르곤 가스 용접작업에 대해서 작업중지 명령을 할 수 없다며 방치하고 있습니다. 현장조사에서도 사측과 하청업체 작업자 위주로 의견을 청취할 뿐 노동조합의 의견을 듣지 않고 이의를 제기하면 소극적으로 반영할 뿐입니다.

이제라도 고용노동부는 이번 사고 탱크 뿐만아니라, 다른 탱크 등 밀폐공간의 아르곤 가스 용접 작업에 대해서 작업중지 명령을 내려야 합니다. 환기장치 설치, 모든 작업자에 대한 산소농도측정기 지급 및 바닥 측정 방식 도입, 아르곤 가스 호스와 배관 연결 부위 밀봉에 대해 종이테이프 마감 방식보다 근본적인 가스 누출 방지 마감 대책도 세워야 합니다.

이번 사고가 난 다음 날 이주노동자가 5미터 높이에서 떨어져 안면부 골절 및 뇌경막 외출혈을입어 수술을 하고 입원 치료 중입니다. 목숨을 잃지 않는 것이 천만다행입니다. 이주노동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지만, 의사소통은 제대로 안 되고 안전시스템은 제대로 시행되지 않은 채 생산물량 맞추기에 급급해 언제든지 사고가 날 수 있는 전쟁 같은 현장입니다. 2023년에 3번이나 중대재해 사망사고가 났습니다. 고용노동부는 현대삼호중공업에 대해 특별감독관 안전보건진단을 실시해서 중대재해 예방대책을 수립해야 합니다. 윤석열 정부는 중대재해 처벌법 개악을 중단하고 실효성이 있도록 처벌을 강화하고 모든 사업장에 적용하게 해야 합니다. 조선업 다단계하도급 구조 및 위험의 외주화에 대한 근본적 개선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이번 사고는 하청업체만이 아니라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라 현대삼호중공업에 더 큰 책임이 있습니다. 하지만 현대삼호중공업 원하청 사용자는 유가족에 대해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유가족은 장례를 무기한 연기하고 사고 진상규명, 원하청 사용자의 공식 사과와 책임 있는 자세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유가족으로 고인의 어머니, 아내와 어린 세 자녀(9, 6, 1)가 있어 더 안타까움을 주고 있습니다. 원하청 사용자는 유가족이 조속히 장례를 치를 수 있도록 책임 있게 나서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유가족과 함께 이번 사고에 대한 진상규명 및 공식 사과, 재발방지대책 마련 및 책임자처벌, 유가족 배상이 이루어질 때까지 현대삼호중공업과 노동부를 상대로 싸워나갈 것입니다.

<우리의 요구>
1. 현대삼호중공업과 HJ마린테크는 중대재해 책임 인정하고 공개사과하라!
1. 현대삼호중공업은 재발방지대책 마련하고 유족 배상에 책임있게 나서라!
1. 고용노동부는 중대재해 반복하는 현대삼호중공업 특별감독과 안전보건진단 실시하라!
1. 고용노동부는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라 원하청 경영책임자를 구속 처벌하라!
1. 윤석열 정부는 중대재해처벌법 개악 중단하고 조선업 불법다단계하도급 구조 개선대책 마련하라!

20231228
정재길 유가족, 전국금속노동조합 광주전남지부, 민주노총 영암군지부, 광주전남노동안전지킴이()

▲ 12월 28일(목) 오후 1시30분, 광즈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현대삼호중공업 사내하청 중대재해 반복! 특별감독, 경영책임자 처벌 촉구 기자회견' 을 진행하고 있다.  ⓒ도담파파진보TV
▲ 12월 28일(목) 오후 1시30분, 광즈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현대삼호중공업 사내하청 중대재해 반복! 특별감독, 경영책임자 처벌 촉구 기자회견' 을 진행하고 있다.  ⓒ도담파파진보TV
▲ 12월 28일(목) 오후 1시30분, 광즈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현대삼호중공업 사내하청 중대재해 반복! 특별감독, 경영책임자 처벌 촉구 기자회견' 을 진행하고 있다.  ⓒ도담파파진보TV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