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근골격계 산재 사고율 증대와 더불어 폐암 산재, 저임금 구조에 허덕이는 광주학교 급식노동자들은 결국 2022년부터 정원 미달이라는 초유의 사태마저 반복되는 현실을 바꾸기 위해 노사가 ‘조리원 배치기준 개선 T/F’를 운영하기로 합의했었다.
23년 3월 기준 17개 시·도교육청의 학교급식 조리 종사자 배치기준을 살펴보면, 학생 1000명 1식을 기준으로 초등학교는 평균 7.65명, 중학교는 8.35명, 고등학교 8.71명의 조리 종사자가 배정돼 있다. 이를 조리 종사자 1인당 평균 식수인원으로 환산하면 초등학교는 130.72명, 중학교 119.76명, 고등학교 114.81명 수준이며, 타 공공기관 단체급식에 비해 2~3배의 급식을 감당해야 하는 현실을 바꿀 기회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난 5월부터 시작한 협의는 9차 마지막 협의 과정에 이를 때까지 결국 현재 정수이외에 추가 채용은 전혀 불가하다는 교육청의 입장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밖에 없었다.
교육청은 학생수 감소로 인해 16명 감원이 불가피하나, 특별히(?) 생각해 구간 조정도 없이 한시적 적용하겠다는 수준 이하의 대책을 내놨을 뿐이다. 특히나 광주교육청은 2025년에 학생수 감소와 관계없이, 3개 학교의 개교로 급식학교가 늘어나며, 11명의 추가 인력이 이미 필요한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증원 계획은 아예 교육청의 사고회로에 존재하지도 않았다.
심지어 협의 과정에 사측은 무상 직영 급식이 왜 시작되었는 조차 잊었는지 위탁 급식까지 운운했으며, 급식노동자들의 채용으로 인해 예산이 투입되면 다른 복지예산을 책정할 수 없다는 협박까지 서슴치 않았다.
22년부터 30% 가까운 조리원 인력 부족상태가 반복되고 있고, 25년 신학기에도 학교로 발령보낼 인원이 부족한 상태이다. 하지만 급식 인력 채용 대책조차 없으며, 오히려 일선 학교의 혼란과 급식서비스를 제대로 제공할 수 있을 지에 대한 염려를 현장의 노동자들이 하고 있는 말도 안되는 현실이 반복되고 있다.
학생수 감소는 전국적인 현상이며, 그에 따른 예산의 어려움은 어디나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전국적으로 심각하게 부족한 급식인력 문제를 해결하고자 각 지역교육청은 급식노동자들을 증원하기 위한 대책을 세우고 있다.
전남교육청은 이미 몇 년 전 180명의 인력을 증원하고, 대체인력을 교육청 관리로 상시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전북교육청은 올 연말 조리종사원을 147명으로 증원하고, 부산교육청도 3년 매년 100명씩 300명을 증원하며, 인천도 하반기 100여명의 인력증원을 약속하고 배치기준을 낮추는 협의를 진행하는 등 곳곳에서 비인간적 노동환경을 개선하고 학교 급식을 정상화 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광주교육청은 오히려 몇 달의 과정을 통해, 노사가 함께 ‘조리원 배치기준’을 위한 기준을 완화하고 노동강도의 근본적 저하를 위해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한 모든 노력과 협의의 과정을 깡그리 무시한 채, 결국 똑같은 말만 반복하는 것을 부끄러워 조차 하지 않는다.
특히나 광주교육청은 조리원 배치기준이 같은 급이라 할지라도 구간별로 편차가 존재하고 있어 개선을 바라는 호소가 이어지고 있다. 그 기준선을 마련하고 최소 100명의 인원당 1명의 기준선을 세우기 위한 중장기 계획을 만들어 가자고 제안했음에도 불구하고 최소한의 요구마저 외면하고 있다.
무상급식이 생기고 지난 수십년간 우리 아이들을 위한 마음과 선의를 가지고 일해왔던 급식노동자들이 결국 골병과 폐암에 더해, 매년 벌어지는 인력 부족 사태까지 감당하는 비인간적 현실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의지조차 없는 광주교육청은 산업재해를 부추기거나, 무상급식의 정상적 업무조차 해태하는 것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
학비노조 광주지부는 강도 높은 노동력으로 인해 매년 늘어나는 근골격계 질환을 방치하는 광주교육청의 기만적 행태를 규탄하며, 지난 몇 년을, 짧게는 ‘조리원 배치기준 개선 t/f’를 진행하는 6개월간의 급식노동자들의 절규는 내팽개친 광주교육청이 이후의 모든 책임의 당사자임을 밝히며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 명확한 조리원 배치기준 중장기 구체적 계획을 현실화하라!
- 25년부터 기준에 근거한 배치기준을 마련하고, 최소 신규학교는 증원계획 세워라!
- 부족한 조리원 정수 대책 세우고, 즉각 공개채용 실시하라.
이에 대한 책임있는 답변이 있을 때까지 학비노조 광주지부는 가능한 모든 투쟁을 진행할 것이며,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광주교육청이 감당해야 할 것이다.
2024년 11월 4일,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광주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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