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계엄이 불가능한 민주공화국’, ‘나·우리를 위한 대한민국’ 건설을 위해 광주공동체의 사회대개혁안을 함께 만들어 갑시다!
우리는 보았다. 2024년 12월 3일 밤, 제왕적 권력을 가진 대통령이 국민의 가슴에 총구를 겨누며 불법 계엄을 선포하는 것을! 우리는 보았다. 2025년 1월 19일 새벽, 내란 수괴 윤석열에 대한 구속을 결정한 법원이 윤석열의 무죄를 주장하는 폭도들에 의해 유린당하는 무법천지의 현장을!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에 따른 통치 원리를 표방하는 대한민국의 사회질서는 이렇게 한순간에 무너져 내렸다. 내란과 외환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공권력은 법을 무시하며 안하무인의 행위를 일삼는 내란 세력과 이에 동조하는 폭도들에게는 무력하기 짝이 없었다.
지금 대한민국 국민은 불면의 밤을 보내고 있다. 상식이라고 생각했던 가치가 일순간에 파괴되었다. 식민과 내전을 모두 겪은 나라로는 유일하게 세계적으로 자랑할 만한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룬 나라라는 자부심이 바닥으로부터 흔들리고 있다. 파시즘적 정치 세력이 발호하며 대한민국의 퇴행이 가속화되고 있다.
2024년 12월 3일 밤, 불법 계엄 사태로부터 한 달 반이 지나고 있는 지금, 대한민국은 여전히 내란 상태에 있다. 성숙한 국민의 연대와 희생적 저항의 반대편에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불법 내란을 옹호하는 후진적 정치와 이와 연결되어 파괴를 일삼는 파시즘적 폭동 세력이 동시에 존재하고 있다. 이 모순적 상황이 내란 사태를 지속하는 힘이다. 이 시간 동안 많은 것이 분명해졌다.
첫째, 이번 내란 사태는 구속 수사 중인 내란 수괴 윤석열과 몇몇 주범들의 사법적 처벌만으로는 결코 해결될 수 없다는 것이 분명해졌다. 1월 19일 새벽, 법원을 유린한 폭도들은 윤석열의 계엄을 사회적 정의 실현을 위한 적법한 통치 행위로 생각하는 확신범들이었다. 이들은 윤석열식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사적인 폭력 역시 정당하다는 극단적 생각을 신념화한 자들이다. 자신들의 주장을 실현하기 위해 법치주의와 민주주의 질서 파괴를 서슴지 않은 자들이다. 민주공화국의 이념과 가치를 공공연하게 공격하는 서북청년단 식의 극단주의 세력, 이를 정당화하는 여당 정치인들, 이런 신념을 가진 고위 공직자들이 곳곳에 뿌리내리고 있는 현실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는다면, 대한민국의 내란은 결코 끝난 것이라고 말할 수 없다. 이들을 그 뿌리까지 파헤쳐 척결하지 않는다면 대한민국은 언제든 다시 제2, 제3의 불법 계엄에 휩싸이게 될 것이다.
둘째, 피로 이룩한 민주주의 성취를 뒤로 되돌릴 수 없는 법·제도적 장치를 보완해야 한다는 것이 분명해졌다. 불법 계엄이 오히려 실패가 무색할 정도로 매우 치밀하게 준비된 군사작전이었다는 사실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이에 비해 불법 계엄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법적·제도적 장치는 매우 허술했음이 드러났다. 만약 불법 계엄을 막기 위해 시민이 거리에 나서지 않았거나, 150여 명의 국회의원이 국회의사당에 모일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지지 않았다면 불법 계엄은 성공했을 것이다. 불법 계엄 해제 요건 완화, 불법 계엄 참여 종사자들에 대한 처벌 강화, 내란 선전에 대한 적극적 해석과 처벌 강화, 국가의 부당한 명령에 대한 저항권 강화 등 피로 이룩한 민주주의 성취를 퇴행시키는 일을 막기 위한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셋째, 본질적으로 위헌적인 불법 내란과 극단적 폭력을 낳은 사회적 조건에 대한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이 분명해졌다. 내란 세력과 불법적인 폭동 세력에 대한 강력한 처벌, 불법 내란을 막기 위한 법·제도적 보완조치는 출발점일 뿐이다. 만약 이런 위헌적 계엄과 불법적 폭동이 벌어질 수 있는 사회적 조건을 바꾸지 못한다면, 불법 계엄과 폭동과 같은 사회 파괴적 행동은 다른 형태로 끊임없이 분출하게 될 것이다. 철 지난 냉전 이데올로기가 만들어낸 왜곡된 정치·사회·문화 질서, 신자유주의적 경쟁체제가 야기한 사회적 불평등, 여기에서 비롯된 차별과 혐오, 배제의 사회·문화 질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극단적 갈등과 여기에서 기생하는 파시즘 세력은 언제든 우리 사회를 위협하게 될 것이다.
오늘 우리는 비상한 마음으로 ‘사회대개혁 광주선언운동’의 출범을 알린다. 윤석열정권즉각퇴진·사회대개혁 광주비상행동, 민주평등사회를 위한 전국교수연구자협의회 전남대학교·조선대학교 분회, 민주화를위한변호사모임 광주전남지부는 불법 계엄과 파시즘 발호에 맞서, 민주주의를 수호하고, 대한민국의 국민이기에 누구나 그 존엄한 삶이 사회적으로 보장받는 대한민국을 위해 광주시민의 지혜와 열망을 담은 사회대개혁안을 만들기 위한 여정에 나선다. 우리는 5·18 민중항쟁의 고장, 광주에서 제안하는 사회대개혁안이 전국의 많은 시민에게 더 나은 세계를 위해 연대하는 디딤돌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파시즘에 맞서는 모든 정치 세력이 이 사회대개혁안을 바탕으로 치열한 공론을 벌이기를 바란다. 개헌, 법률 제·개정, 제도화, 정책 반영 등 더 나은 사회를 위한 정치적 행동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
2025년 1월 21일, 사회대개혁 광주선언운동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광주비상행동
민주평등사회를 위한 전국교수연구자협의회 전남대학교·조선대학교 분회/민주화를위한변호사모임 광주전남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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