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해양에너지는 고(故) 조○○씨 투신 사망 사건을 규명하기 위한 독립적인 조사위원회를 수용하라!
2021년 10월 26일, 광주의 꽃다운 젊은이가 목숨을 끊었다. 올 1월 몇 개월의 인턴 사원을 거쳐, 해양에너지의 정규직 직원으로 채용된 지 1년도 안 돼서이다. 정규직 직원이 돼서 가족을 돌볼 수 있게 된 것을 그토록 기뻐했고, 해양에너지에서 정년을 마치겠다며 기대에 부풀어 있던 청년노동자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가?
회사 측은 이 청년노동자의 죽음을 개인의 문제로 돌리고 있다. 그러나 가족을 통해 전해들은 바는 전혀 다르다. 가족이 파악한 사실에 따르면, 까라는 까야만 하는 회사 분위기, 업무와 관련해서 가해지는 상사의 폭언, 막내라는 이유로 강요되어야 했던 직무 외의 업무, 그리고 이 업무를 처리해야 했기 때문에 끝내지 못한 자신의 업무 처리를 위해 퇴근 후에 다시 회사에 나가야 했던 상황, 원하지 않는 상사의 취미를 강요받고, 4차가 넘는 회식에 끌려다니며 혈뇨까지 생겨야 했던 상황이 이 청년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몰았다. 이런 정황들을 고려할 때 우리는, 해양에너지의 권위적인 기업 문화, 부당한 노동행위를 당연시했던 잘못된 관행이 이 청년을 죽음으로 내몰았다고 생각한다.
가족이 걱정할까봐 내색조차 하지 않던 아들이, 9월 들어 과중된 업무 때문에 힘들어하고,‘회사를 그만두고 싶다’는 말을 해왔을 때 차마 그만두라고 말할 수 없었던 어머니에게, 산재 인정을 위한 회사 측의 역할을 주문하며, 현행법상 산재를 인정받은 노동자가 받을 보상금을 사측에 요청했던 이 순진한 가족에게 회사는 어떤 태도를 취했는가? 마치 아들의 죽음을 빌미로 돈이나 뜯어내려는 파렴치한으로 몰아붙이지는 않았는가! 힘없고 순진한 시민이 어떻게 대처할지 몰라 협조를 요청했던 내용을 빌미로 이 자식을 잃은 어미와 누이의 도덕성과 진정성에 흠집 내려고 하지는 않았는가! 고(故) 조○○씨가 목숨을 끊은 곳이 자신을 회식으로 불러낸 직장 상사가 사는 곳이었다는 것은 의도적으로 감추어 ‘ESG위원회’에서 이 문제를 다루면서, 마치 이 청년노동자의 죽음이 개인적 차원의 정신적 문제였던 것으로 몰아가려 하지는 않았는가!
이것이 어떻게 맥쿼리와 해양에너지가 표방한 상생경영, ESG 경영인가? 우리는 요구한다. 만약 가족들의 이 주장이 거짓임을 입증하고자 한다면, 회사측은 고(故) 조○○씨의 근무기록과 근무 일지, 출퇴근 과정을 담은 CCTV 자료를 인멸 없이 수사 기관에 제공하라! 또한 객관적이고 독립적인 외부조사위원회의 조사를 다시 진행하라!
ESG 경영은 추상적인 구호가 아니다. 이 불행한 사고 앞에서 진실하게 사건의 진실을 규명하고 잘못된 기업 문화를 바로 잡는 것에서 시작하는 것이 ESG 경영의 출발점이다. 자기 회사에 근무하는 직원들의 권리를 보장하지 않으면서, 이들을 인격적으로 대하기는커녕 부당한 노동이나 강요하면서 어떻게 ESG 경영을 말할 수 있단 말인가!
2. 해양에너지는 용역업체인 고객센터 노동자들에 대한 부당 노동행위를 중단하고, 고용을 보장하라!
해양에너지의 부당노동 행위는 이뿐만이 아니다. 해양에너지는 용역업체인 동부고객센터와 서남고객센터의 노사 교섭 과정에도 깊숙이 개입해 왔다. 해양에너지는 동북고객센터 노동조합의 공공연대 탈퇴서를 근거로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시민대책위의 문제 제기를 거짓인 양 몰아가려 하고 있다. 다시 한번 분명히 한다. 우리는 동북고객센터와 서남고객센터의 교섭 과정에 해양에너지가 개입했던 정황을 보여주는 분명한 자료를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도 동부고객센터와 서남고객센터의 대표는 모두 해양에너지 출신들이기도 하다. 이런 이유로 이들이 해양에너지와의 공감 없이 움직이는 일이 오히려 쉽지 않다. 교섭 과정에서 이들은 해양에너지의 방침에 따라야, 재계약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반복적으로 언급해 왔다.
해양에너지는 고객센터를 외주화해, 노동자들의 불안정한 고용 상태를 볼모로 저임금 고강도 노동을 강요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동자들의 절박한 외침을 막아왔다. 끊임없는 회유와 압박에 못 이겨, 노동조합을 탈퇴한 동북고객센터 노동조합의 결과만을 두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호도하지 말라! 동북고객센터의 일을 들먹이며, 서남고객센터도 동북고객센터처럼 가야 한다고 협박한 사실이 어디 가지 않는다. 서남고객센터를 없애, 동북과 광산고객센터로 전환배치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던 사실도 사라지지 않는다! 정규직에 대해서는 상여금을 지급하겠다고 회유한 사실도 없어지지 않는다. 이 모든 상황에 해양에너지가 개입해 왔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 자료 역시 사라지지 않는다.
우리는 다시 한번 촉구한다. ESG 경영의 출발은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일이다. ESG 경영은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기본급 구조를 개선하고, 효율적인 근무조건을 마련하는 것, 위탁 노동자들이 처한 불안정한 고용 상태를 개선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이를 요구하는 노동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대화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지금 해양에너지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우리는 해양에너지가 그동안의 문제를 바로잡고 노사상생의 새로운 길을 감으로써 진정한 의미의 지역상생 경영으로 나아갈 것인지, 기존의 문제를 은폐하고, 진실을 호도하면서 말뿐인 지역상생의 길을 갈 것인지의 갈림길에 와있다고 생각한다. 만약 해양에너지가 후자의 길을 가고자 한다면, 시민대책위는 단호하게 현 경영진의 퇴진 운동에 나설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 진실은 언제나 자신의 얼굴을 드러내기 마련이다.
2021년 11월 30일, 도시가스 요금 인하와 투기자본의 공공적 통제를 위한 시민대책위
[광주시민단체협의회 / 광주진보연대 /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 / 민주노총 광주본부 / 정의당 광주시당 / 진보당 광주시당 / 참여자치21 / 경실련 / 전국 아파트연합회 광주시회 / 공공연대 / 한국가스공사지부전남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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