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13일(금)부터 고용보장을 요구하며 4일째 시청 로비에서 농성을 하고 있는 보육 대체교사들에게 어제(16일) 강기정 시장이 미리 준비해온 브리핑을 통해 해고통보를 하고 자리를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다.
‘우리는 소모품이 아니라 사람이다. 아이들의 품으로 돌아가고 싶다'며 무릎꿇고 눈물로 호소하는 노동자들에게 대화와 소통이 아닌 협박에 가까운 일방적인 해고통보를 광주에서, 그것도 시장이 직접 했다는 것이다.
보육 대체교사들은 열악한 노동환경 속에서도 보육의 질을 높인다는 자부심으로 보람을 느끼며 일하고 있다는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들이다. 그들에게 예산도 있고 일자리도 있지만 고용 승계는 없다고 했다는 것이다. 이는 수탁기관 운영 3년과 동일하게 고용기간을 유지하고, 수탁기관 변경 시 고용을 승계하라고 명시되어 있는 정부지침에도 어긋난 행보다. 문재인 정부에서 만들고 윤석열 정부에서도 보건복지부가 가이드 라인 준수를 공지한 터인데, 문재인 정부의 정무수석을 역임한 강기정 시장의 행보가 이렇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2년전,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시청 앞 천막농성을 하는 보육대체교사들과 연대하면서 똑같은 일로 또다시 이 겨울 찬바람 앞에 서리라고 상상도 못했다. 당시에는 수탁기관이 사회서비스원이 아니었고, 그 싸움의 결과로 사회서비스원이 수탁기관으로 되면서 공공성도 강화되었다. 하지만 보육 대체교사의 고용형태는 여전히 2년 단기계약직이다. 일반 사기업도 아닌 지자체 출자출연기관인 광주광역시 사회서비스원에서 조차 고용불안으로 2년마다 이렇게 싸워야 한다는 말인가?
2019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광주광역시 경력단절여성 등의 경제활동 촉진에 관한 조례'에는 '광주시장은 경력단절 여성 등의 경제활동 촉진을 위한 종합적인 시책을 수립하고, 그 추진에 필요한 행정적·재정적 지원방안 등을 마련하여야 한다.'고 되어있다. 광주시가 나서서 경력단절 여성을 양산하고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를 일회용품 취급하면서 어떻게 민간과 연계하여 경력단절 여성 등의 취업을 지원하는 사업을 하겠다는 것인지, 어떻게 민간기업에게 고용을 촉진하라고 할 것인지 답해야 할 것이다.
오늘 시청로비에서 울려 퍼지는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들의 목소리는 외면하면서 광주광역시청 홈페이지에는 '출생에 대한 국가책임이 강화됨에 따라 광주는 보육과 돌봄에 더 주력하겠다'고 홍보하고 있다.
코로나 시기 보육 공백을 막아내며 동료들에게 최소한의 휴식권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한 보육대체교사들, 그 결과가 돌봄을 받는 아이들에게 돌아가는 것에 보람을 느끼며 이름 없는 보육교사로도 좋았다고 하는 이들의 고용승계가 보육과 돌봄에 주력하겠다는 광주시 정책과 일맥상통한다.
민선 8기 4년간 20만개를 창출할 계획이라는 광주시가 만드는 일자리가, 비정규직 기간제노동자로 고용되고 버려지는 일자리가 아니기를 간절히 바란다. ‘살고 싶고 활력 넘치는 광주'를 만들기 위해서도 고용이 보장된 양질의 일자리 마련이 우선이다. 그 시작이 보육대체교사 고용승계문제를 잘 해결하는 것이다. 이제라도 일방적인 통보가 아니라 돌봄 노동자의 안정적인 일자리 대책 마련에 진정성을 보여주는 시장의 모습을 기대한다.
하나, 광주시장은 보육대체교사들의 고용을 보장하라!
하나, 광주시장은 안정적인 돌봄노동 대책 마련하라!
2023. 1. 17.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
(광주여성노동자회, 광주여성민우회, 광주여성센터, 광주여성의전화,
광주여성인권지원센터, 광주여성장애인연대, 광주여성회, 전남여성장애인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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