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사도광산 유네스코 산업유산 등재와 관련한 전모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정부의 애초 설명과 다르게, 정부가 관련 전시물에 ‘강제’라는 표현을 명시해 달라고 일본 정부에 요청했다가 퇴짜 맞은 사실이 새롭게 드러난 것이다. 사도광산 유네스코 등재에 동의했던 우리 정부는 이 사실을 그동안 은폐해 왔다.
정부는 심지어 굴욕외교에 대한 비판 여론을 의식해 일본 수석 대표 발언문을 조작하기까지 했다. 카노 타케히로 주 유네스코 일본대사는 지난달 27일 제46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일본은 모든 노동자가 처했던 가혹한 노동 환경을 설명하고 이들의 고난을 기억하기 위해 모든 노동자와 관련된 새로운 전시물을 이미 현장의 설명·전시 시설에 설치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우리 정부가 ‘모든 노동자’라는 발언을 ‘한국인 노동자’로 조작해 마치 일본이 한국인 피해자에 대한 강제동원 사실을 인정한 것처럼 거짓 보도자료를 내놓은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3월 "100년 전 일로 더 이상 일본을 무릎 꿇으라 할 수 없다"며 무슨 대단한 신념이나 되는 듯 선언하더니, 결국 전범국 일본의 역사세탁을 위해 비단을 깔아주겠다는 것이었는가?
일본에 퍼주기 외교도 모자라, 일본의 입장을 두둔하기 위해 우리 정부가 일본 대표의 발언까지 조작하다니, 윤석열 정권은 끝내 조선총독부의 용산출장소 역할을 자처하는가? 윤석열이 말한 국익은 도대체 어느 나라의 국익인가!
이것만이 문제가 아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난데없이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논란을 벌여 광복 76년 만에 유해가 봉환된 장군을 욕보이더니, 최근 광복회와 독립유공자 단체의 줄기찬 반대에도 불구하고 김형석 대한민국역사와미래 이사장을 신임 독립기념관 관장에 앉혔다.
알려지다시피 그는 일제가 항일독립운동세력을 토벌하기 위해 창설한 간도특설대 출신 친일파 백선엽을 옹호하는가 하면, 대한민국이 1948년 8월 15일에 비로소 건국되었다고 주장해 온 자다.
그의 주장을 따라가면 임시정부는 애초 존재하지 않았고, 우리나라는 일제의 강압에 의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원해서 합법적으로 일본에 병합된 것이라는 논리다. 아울러 이에 반발해 항일독립투쟁을 벌인 안중근, 윤봉길, 홍범도, 김구는 목숨 바쳐 싸운 독립지사가 아니라 한일 합법정부인 일본 제국주의를 상대로 무모한 전쟁을 벌인 한낱 테러리스트에 불과한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일제 강제징용은 불법 강제동원이 아니라 합법적 동원이며, 일제에 충성한 백선엽, 안익태 같은 친일파들은 반민족행위자가 아니라 제국을 위해 봉공한 충량한 신민으로서 새롭게 재조명되어야 할 판이다.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다.
독립기념관이 어떤 곳인가? 선열들의 독립정신을 선양하고 올바른 국가관 형성에 중추적 역할을 해야 할 독립기념관의 관장이 대놓고 친일반민족행위자를 옹호하고, 헌법 전문에 명시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조차 부정한 자라니, 도대체 제 정신인가!
신임 독립기념관 관장의 취임 첫 일성이 “친일인명사전에 수록된 인사들 가운데 억울하게 친일로 매도되는 분이 없도록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했다니, 기가 막힌 일이다. 독립기념관이 친일파들의 신분을 세탁해 주고 반민족행위로 호의호식한 자들의 명예를 회복해 주는 곳인가? 오죽했으면 광복회를 비롯한 항일독립운동단체가 사상 처음으로 광복절 기념식조차 불참하기로 선언했겠는가!
독립기념관의 존재 이유와 설립 취지를 생각한다면 이런 후안무치한 짓은 차마 할 수 없다. 어느 수구정권도 이렇게 노골적으로 친일과 항일독립의 역사를 물구나무 세운 정권은 없다. 어느 사악한 정권도 감히 선열들의 고귀한 항일 독립투쟁 정신을 조롱하고 침을 뱉지는 않았다.
국민을 대신하여 묻겠다. 윤석열 대통령은 선열들의 자주독립 정신이 못마땅한가? 선열들의 항일독립운동이 정녕 부끄러운가?
이번 일련의 사태는 윤석열 정권이 역사세탁을 시도하는 일본의 앞잡이 노릇도 모자라, 전범국 일본을 위해 역사쿠데타를 벌인 것이라고밖에 할 수 없다. 광화문광장을 자위대가 행진하고, 종로 거리에 욱일전범기가 나부끼는 날을 학수고대하는 것이 아니라면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반헌법적, 반민족적 행위다.
우리는 윤석열 정권의 천박한 역사인식을 강력히 규탄하는 한편, 윤석열 정권의 친일 역사 쿠데타 시도를 기필코 저지할 것이다.
- 사도광산 유네스코 등재, 은폐 조작 웬말이냐. 책임자를 문책하라!
- 윤석열 정권은 반헌법 선동자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 당장 철회하라!
- 윤석열 정권의 친일 역사 쿠데타 시도 당장 중단하라!
- 저자세 굴욕외교, 일방적 퍼주기 외교, 윤석열 정권 규탄한다!
2024년 8월 13일
<광주전남시민사회단체 일동>, 107개 단체 연명
(사)광주NGO시민재단, (사)광주여성노동자회, (사)광주여성의전화, (사)광주여성장애인연대, (사)광주전남겨레하나, (사)노동실업광주센터, (사)무돌길협의회, (사)우리민족, (사)윤상원기념사업회, (사)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사)전남녹색연합, (사)지역공공정책플랫폼광주로, (사)참여와자치를위한진도사랑연대회의, (사)한말호남의병기념사업회, 4·19문화원, 4·19풍물단,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광주본부,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나주지부, 가톨릭공동선연대,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광주전남지부,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광주전남지부, 광복회광주광역시지부, 광주YMCA, 광주YWCA, 광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광주공동주택연합회, 광주교육희망네트워크, 광주대민주동우회, 광주민족예술인단체총연합, 광주복지공감플러스, 광주사회혁신가네트워크, 광주소비자공익네트워크, 광주시민단체협의회, 광주시민센터, 광주에코바이크, 광주여성노동자회, 광주여성민우회, 광주여성센터, 광주여성의전화, 광주여성인권지원센터, 광주여성장애인연대, 광주여성회, 광주장애인인권센터, 광주전남긴급조치9호동지회, 광주전남녹색연합, 광주전남대학민주동우회협의회, 광주전남민주언론시민연합,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 광주전남소비자시민모임, 광주전남시민행동,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 광주전남추모연대, 광주전남한국노인의전화, 광주진보연대 , 광주평화외통일을여는사람들, 광주환경운동연합, 광주흥사단, 국민주권연대광주전남지부, 김병균목사 추모사업회, 나주진보연대, 나주학생독립운동기념사업회, 남도역사연구원,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광주노회 인권위원회, 동신대민주동우회, 만주노점상전국연합 광주노점상연합회, 목포대민주동우회, 무등산무돌길협의회, 무등산보호단체협의회, 민족문제연구소광주지역위원회, 민주노총광주본부, 바른역사바로세우기, 바른역사시민연대, 북구소녀상평화인권추진위원회, 소년의서, 순천대민주동우회, 시민생활환경회의,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광주전남지부, 여수YMCA, 오월광장, 오월어머니집, 오월을사랑하는사람들의모임, 우리농촌살리기운동천주교광주대교구본부, 잠못사(잠못이루는 사람들의 모임), 전국공무원노동조합광주지역본부, 전국교수노조광주전남지부, 전국교직원노동조합광주지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남지부, 전국농민회총연맹광주시농민회,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광주전남본부, 전남교육회의, 전남대민주동우회, 전남대사범대학역사교육학과동문회, 전남독도교육실천연구회, 전남시민단체연대회의, 전남여성장애인연대, 전남참교육동지회, 조선대민주동우회, 지역문화교류호남재단, 진도교육자치실천회의, 진도교육희망연대, 진도사랑연대회의, 진보당광주광역시당,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광주지부, 참여자치21, 호남대민주동우회, 호남의열단, 희망해남21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