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일은 열악한 노동환경과 저임금에 시달리며 ‘8시간 노동제’를 요구하는 파업투쟁을 하다 희생된 미국노동자들을 기리기 위해, 노동자 국제조직인 ‘제2인터내셔널’이 노동절로 선포한지 130주년 되는 날이다.
130년이 지난 지금, 이 땅의 노동자들은 정부와 자본에게 소외와 차별, 착취와 억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노동기본권 쟁취라는 구호를 여전히 외치고 있다. 10대 기업 총수 임금이 비정규직 노동자의 320배인 사회, 상위 10%가 국토 90.1% 소유하고 있는 사회, 상위 0.1%가 하위 10% 소득의 1천배에 달하는 사회, 재벌기업의 사내유보금 증가율이 국내총생산 성장률의 3배에 달하는 사회.
극단적인 양극화 사회의 근본 원인은 바로 불평등과 불공정한 사회 구조를 바꾸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 1998년 금융위기 시절 하루아침에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고 길거리로 내몰리거나 비정규직으로 전락했던 처참함이 코로나 상황에서도 고용불안과 생존권 위협으로 재현되고 있다. 최근 민주노총 노동상담 내용이 코로나 초기 연월차강요와 무급휴직에서 해고와 권고사직으로 확대되고 있다. 평동공단 모 업체의 경우, 연월차휴가를 강제로 사용하게 하고 그 기간에 수 명을 해고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렇듯 노동법도 적용받지 못하고 고용보호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간접고용 노동자들과 특수고용노동자들, 그리고 노동조합이 없는 미조직 노동자들의 피해가 현실화되고 있다. 이 역시 재벌중심 경제체제의 경제 구조가 근본적으로 뒤바뀌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되는 문제이다.
금융위기에서도 확인하였듯이 정부와 자본이 만들어낸 위기를 국민이 오롯이 그 책임을 떠안아야 했고, 실직과 자살, 대량해고와 비정규직이라는 멍에는 아직까지 노동자만의 몫이다. 하지만 온갖 특혜와 천문학적인 국민혈세를 수혈받은 재벌과 소수의 가진자들은 여전히 떵떵거리며 살아가고 있고 이 나라 경제는 예속화되어 버렸다.
문재인 정부의 코로나 대응 비상경제회의 대책을 보면 금융위기 악몽을 떠오르게 한다. 기업·금융 안정지원금은 244조가 넘어서고 있고 고용 및 일자리지원 예산은 고작 11조, 전국민 재난지원금은 12조 정도에 그치고 있다. 노동자의 절대적인 고용안정 및 과감한 실업대책이 없다면 또다시 노동자와 서민이 재난의 모든 책임을 떠안아야 한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코로나-19 재난 위기에 기업중심이 아닌 노동자를 비롯한 서민을 중심에 둔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하여야 한다.
우리는 코로나-19 재난 위기 극복을 위한 근본적 대책을 문재인 정부에 요구한다.
하나, 모든 노동자의 해고를 금지하라!
하나, 위기 노동자에 대한 생계소득을 보장하라!
하나, 전 국민 고용보험 도입 및 사회안전망을 전면 확대하라!
이를 위해, 민주노총광주본부는 130주년 세계노동절을 맞아 다음과 같이 선언한다.
하나, 코로나-19 위기로 고통받는 비정규직·미조직 노동자와 함께 민중생존권 투쟁에 나설 것을 선언한다.
하나, 경제위기를 기회삼아 노동자, 서민에게 다시금 고통을 전가하려는 정부와 재벌대기업에 맞선 투쟁에 나설 것을 선언한다.
하나, 해고금지와 생계소득보장을 통해 경제위기에 심화되는 사회양극화와 불평등, 차별을 해소하는 투쟁을 전개해 나갈 것을 선언한다.
하나, 국민 고용보험제도를 비롯한 사회안전망 전면 확대 투쟁에 나설 것을 선언한다.
하나, 전태일열사 50주기를 맞아 모든 노동자의 노조 할 권리를 보장하는 노조법 개정과 모든 노동자의 노동권 보장을 위해 근로기준법을 확대 적용하는 전태일법을 노동자의 입법발의로 쟁취해 낼 것을 선언한다.
전 세계 노동자여, 단결하라!
2020년 4월 28일, 민주노총광주지역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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